달러환율 급등한 이유(10월 7일)
어제 이시간 까지만해도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가 당선되던 날과 같은 1,156원 선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1월에도 1,150원대의 비슷한 환율이기는 했습니다만, 당시는 미-중간 1단계 무역 합의를 앞둔 상황에서 신흥국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되었던 시기였습니다. 최근 달러 환율의 수치와는 비슷할 지언정, 이유는 전혀 다릅니다. 코로나로 인한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대비 유로존과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개입되면서 달러대비 유로화 및 위안화의 강세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준 및 정부의 양적완화/경기부양책, 미 정부의 부채 증가에 따른 달러 공급의 지속 확대가 달러 가치의 하락을 이끈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달러환율은 급등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경기 부양안의 협상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하원을 통과한 부양책의 규모는 2.2조 달러였는데, 정부의 1.6조 달러안과 간극을 좁혀나가려는 중, 트럼프가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맞고 나온 그다음 날 이 같은 빅뉴스를 터트려 버린 것입니다.
이전까지 달러 약세의 주 원인이었던 달러 공급의 가장 크고 막대했던 파이프라인이 일순간 막혀버린 것입니다. 그 탓에 달러 지수 및 환율은 급등한 것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병원에 있으면서 너무 강한 스테로이드를 투약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말까지 했습니다. (Reuters)
문제는 이것입니다. 현재 실업률이 낮아지고 있다 해도 고용지표가 상승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영구실업자 및 장기 실업자의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풀기 어려운 숙제, 헤어나오기 힘든 침체의 늪으로 빠질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대통령은 국민들의 헐거운 지갑을 채워줄 경기부양책을 전적으로 정치적 전략이라는 단면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선에서 트럼프 본인이 패배하게 되면, 대통령이 아니므로 현재의 경기부양안 시행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을테고, 승리하여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면, 당연히 경기 부양안을 즉시 통과시켜 대통령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경기부양안 협상/시행의 조건을 ‘재선 성공’으로 못박아 놓은 것입니다. CNBC 의 한 기사에서는 ‘트럼프의 자해행위’ 라고 전했습니다. 국민들로 부터 전혀 환영받지 못할 선택을 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대선에서도 악재로 작동될 수 있음을 짐작한 것이겠지요.
파월의장의 이 발언은 트럼프의 서프라이즈 트윗이 잇기 전이었습니다. 연준의 임무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연준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정부가 이행해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파월 뿐만아니라, 연준의 각 위원들까지 같은 맥락의 발언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긴급 수혈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오로지 본인의 재선을 위한 수단 찾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여론의 반발이 심해질 것 같으면, 협상 중단을 철회...라는 트윗이 또 올라올지 모릅니다. 혹은 민주당과의 극적인 합의로 드라마틱한 경기부양책이 시행되고, 이를 본인의 ‘양보’ 덕분으로 치부하는 고리타분한 정치 전략을 펼칠 심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심산이야 어찌됐든, 그렇게 된다면 달러 환율은 다시 하락하겠지요...
어제까지만해도 코로나가 현 금융시장의 가장 주요한 불확실성이라고 했습니다만, 오늘부터 당분간은 ‘트럼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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