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베이지북이 말하는 어두운 미래
미국의 12개 지역구에 대한 일정 기간의 경제 상황 리포트로서, 최근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연준의 시선을 옅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나아가 향후 연준의 대응 기조도 미리 짚어 볼 수 있겠지요.
이번 베이지북의 근간이 되는 자료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20일까지 조사된 것들입니다. 이 기간은 미국이 코로나 재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10월 30일 신규 확진자는 9만9천명 수준이었으나, 11월 20일 19만8천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실업수당청구건수는 70만건 수준에서 60만건으로 낮아지고 있었으나, 증시의 호재로는 인지되지 못했습니다. 그사이 미 대선(11월 3일)이 있었고, 일주일 뒤 화이자사의 백신 실험 관련 좋은 소식도 있었습니다만, 대선 이후 새로운 기대감 대신 트럼프로 부터 시작된 혼란스러움과, 높은 수준의 예방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백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봐야할 것’ 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습니다.
깊이 살펴보지 않아도, 이 기간 대략의 분위기와 흐름은 불확실성이 여전했던 시기였습니다. 베이지북 역시 그렇게 판단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12개 지역구의 전체 내용을 세부분 - 경제 전반 / 고용과 임금 / 물가 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서문을 살펴보면 이 같은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연준이 판단하는 전반적인 경제의 모습은 매우 힘겹게 회복하고 있거나, 오히려 꺾여 내려가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12개 지역중 4곳은 ‘거의 또는 전혀 성장이 없었다’ 라고 했으며, 대부분 지역의 경제 확장은 보통 수준으며, 5개 지역의 일부 업종에서는 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은 수준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고용에 있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회복 속도가 느린데다가 불완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업들은 고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 감염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기업과 근로자의 공포가 가중된 탓에 경제활동이 위축된 이유라 지적했습니다. 특히, 보육 및 학교의 폐쇄는 여성근로자의 고용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이 같은 코로나 확산이 멈추거나 약화되지 않는한 노동시장의 회복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물가 관련해서는 달러 약세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지북에서는 완만하기는 하나 물가의 상승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만, 역시 연준이 목표로하는 물가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내년 연준의 금리 방향은 현 수준에서 동결을 계속 유지하거나 유사시에는 마이너스금리 혹은 YCC (Yield Curve Control - 수익률곡선통제) 등 극단에 가까운 양적완화책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백신 상용화가 탈없이 진행되고, 실제 일반 접종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된다면, 상황은 충분히 반전 될 것입니다만, 이 역시 불확실합니다. 12월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바이든이 확실한 대선 승리의 고지를 점하는 이후 부터는 경기 회복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겠습니다만, 여전히 재정부양에 대한 공화당과의 힘겨루기가 지속된다면, 이른바 돈맥경화가 미 경제의 근간은 흔들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현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원은 12월 26일자로 종료되며, 추가실업수당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내년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백신이 상용화 되고 일반 접종에 이르러 코로나를 제압할 수 있는 시기는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며, 그 동안 세계 경제는 코로나의 위협을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들입니다. 또 하나, 코로나로 인해 퍼 부었던 재정지원들이 곧 부채일텐데, 이에 대한 부담감으로 유동성 회수에 적극적일 수 없을 것이며, 이것이 경제 침체의 또 다른 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 공화당이 추가 재정지원에 매우 박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도 바로 기존의 부채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백신까지 개발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큰 규모의 정부 재정지원이 과연 필요하겠느냐는 논지인데요, 사실, 현재 정부 부채를 최고 수준에 이르게 한것이 자신들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망각하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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