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에 부자증세?
지난 17일자 뉴스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부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증세를 구체화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기사 명시된 증세의 목적은 그간 지출된 ‘재정부양’으로 비어버린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증세의 목적을 피상적으로,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기사 내용대로라면, 바이든은 엄청난 조세 저항을 각오해야할 것 입니다. 게다가 새정부 초기인 만큼, 시기를 조금은 늦추어도 될 증세를 굳이 지금 드라이브 해야할 필요도 없을 것이구요.
오늘 바이든 정부의 뜬금없는 ‘증세’ 이야기는 짧지만 매우 중요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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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당시 총 3조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 부양이 시중에 풀렸습니다. 연준의 제로금리 양적완화책도 본격 시동되었지요. 정부 재정부양과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는 시장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정부 재정부양은 수급자의 신용을 따지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시행했던 재난지원금은 대상자의 신용과 관계없이 지급되었지요. 하지만,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책은 대상자의 신용을 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출’ 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미 연준에서 시행했던 PPP (급여보호프로그램) 의 경우 대상 기업이 근로자의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대출’ 해주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회사채 매입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해당 기업의 회사채를 매입해주고 돈을 주는 것인데, 어차피 회사채라는 것은 만기가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만기가 되면 회사채를 다시 거둬들이면서 돈을 ‘갚아’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초기 정부와 연준의 부양책이 시작된 이후 뉴욕 증시는 3월 대폭락 분을 가파르게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FAANG 주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지수를 우상향으로 견인하면서 딴 세상 주식들 처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여행, 숙박, 항공주들이 바닥을 치고 헤어나오지 못하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었지요. 분석가들은 K-Curve 를 예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와 연준의 부양책들이 결과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라는 부정적인 시장 상황을 만들것이라 염려했던 것이고 실제로 그러한 모습들이 관찰되기도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비평들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연준의 양적완화가 가장 주효한 원인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기업들의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해당 기업의 신용도(갚을 수 있는 능력)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가급적 회수에 위험이 덜한 ‘신용’이 양호한 기업만을 대상으로 회사채 매입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기반이 탄탄했던 대기업들 위주로 회사채 매입-연준의 자금이 공급되다 보니 양극화 현상은 더욱 극명해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바이든의 부자증세와 연결지어 보겠습니다. K-Curve 의 긍정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던 기업들에 대해 세금을 더 걷는 것이 과연 합당치 못한 일일까요? 이들은 어떻게 보면 ZOOM 같은 언컨텍트 상품/서비스의 특수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연준의 자금 지원으로 코로나의 수혜기업이 된 Case 일 뿐입니다. 그들에게 기존 법인 세율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합리적인 세수 확보 방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부자증세를 통해서 4조 달러의 대규모 인프라패키지 투자(더 나은 재건 - Build Back Better)를 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에게 공화당 역시 초당적인(bipartisan) 협력을 하겠다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맥락이 아닐까 판단됩니다.
결과가 과정의 온당함 혹은 부당함을 결정하겠지만, 세금을 반기는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재정부양책으로 나라 살림이 피폐해 질 위험에 처한다면, 그것은 모두의 불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증세 앞에 ‘부자’를 붙여 코로나로 인해 사정이 더 나아진 기업들과 고소득자들에 국한하여 ‘합리적 재배분’ 을 의도하는 것 같습니다.
뉴욕 증시는 ‘증세’에 매우 민감합니다. 바이든 보다는 트럼프가 재선되기를 바랬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트럼프는 오히려 감세를 통해 증시 부양을 도왔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엄청난 재정부양으로 인한 정부 재정 적자가 문제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증세는 불가피 할 것이라는 예측도 없지 않았습니다.
바이든의 부자 증세가 본격 가동된다면,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다만,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투자가 반등의 충분한 구실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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